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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이렇게 가끔 보자. (BGM. 다이나믹듀오 - 가끔씩 오래 보자)
    My Fragment 2021. 7. 28. 16:3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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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영화 '시절인연': 이 글과 관련있는 것은 영화 제목뿐.

     

    '평생 함께 할 사람'이라는 말이 있다.
    나는 오늘 다른 말을 한다.
    '이렇게 가끔 보자.'

     

    1. 평생 친구는 없고, 시절인연(時節因緣)뿐.

    A를 평생 볼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지만, 앞으로 지금처럼 지내기는 힘들 것 같다.
    평생 친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제 적당한 선이 꼭 필요하다.
   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20년 이상의 나이를 먹었고, 쓸데없는 고집도 늘었다.
    좁힐 수 없는 의견차라는 것이 점점 늘어가고 우리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꺼내지 말아야 할 주제가 생긴다.
    그런 주제를 꺼냈다간 정답이 없는 평행선의 토론이 열린다.
    어쩔 수 없다.
    '너는 너', '나는 나'다.
    우리는 오래된 친구지만 많이 다른 사람들이다.

    '시절인연(時節因緣):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' 이라는 말이 있다.
    인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애써도 알아서 서로의 삶에서 멀어진다.
    인연이라면 언제 어떻게 인연이 되었는지도 모르게 삶에 스며든다.
    노력할 수는 있지만, 억지로 애쓴다고 될 일은 아니다.

    누군가를 너무 미워할 필요도, 너무 간절히 원할 필요도 없다.
    시간이 흐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, 인연도 그렇게 흘러가듯이 잠시 내 곁에 머물렀다가 내 곁을 떠난다.
    그리고 다시 때가 되면 내 곁에 머무른다.

     

    2. 너와는 연애, 거기까지만.

  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, 내 깊은 마음을 잘 주지 않는 편이다.
    쉽게 마음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, 내 마음이 향한 사람에게 진심과 최선을 다한다.
    지난 연인들이 느꼈을지는 모르겠다. 뭐 그래봤자 '그동안 참 고마웠어.' 정도겠지만.

    B와의 이별은 만났던 시간이 길었던만큼 서로에게 무뎌질 시간도 충분했다.
    그래서 이별을 쉽게 납득했고, 서로 진정한 미래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었다.
    잠시 슬펐지만, 금방 떨쳐냈다.

    C와의 이별은 짧았던 만남의 시간만큼 갑작스러웠다.
    절정이라고 믿었던 순간은 절정이 아니라 결말이었다.
    이별의 고통은 만남의 시간보다 더 길었던 것 같다.
    물론 내가 그 고통으로 폐인이 된 건 아니다.
    그저 기억들이 나를 조금 괴롭혔을 뿐이다.

    우리가 다시 사랑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.
    그리고 혹여나 그런 일이 있어도 우리가 결혼하는 일은 없다.
    사랑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사실을 지금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.
    연애, 그 정도까지는 가능했지만 우리에겐 서로 평생을 맡길 만큼 신뢰가 없다.
    연애의 순간에는 그럴 수 있다고 믿었지만.

     

    살면서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때로는 소중하고, 때로는 무의미하다.
    그러니까, 이렇게 가끔 보자.
    우리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.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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